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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이야기

고정익과 회전익

by hehesse 201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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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겠다는 포부를 품고,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지 어느덧 116년이 지났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은 수많은 것들을 가능케 했다. 사람들에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더 이상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고, 라이트 형제의 비행으로 인해 항공산업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상상해보라.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가 중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공기 사이로, 하늘로 비행한다는 것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 아닌가.

비행기를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정익과 회전익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비행기라고 하면 여객기를 떠올릴 것이다. 각종 항공사의 로고가 멋들어지게 새겨진 외관, 매끄러운 동체, 그 동체에 달려 있는 두 날개는 우리가 비행기 하면 떠올리는 변하지 않는 심상(心象)이다. 한마리의 우아한 새처럼 기다란 몸체로 비상하는 항공기의 모습은 그 배경을 어디에 두어도 아름답기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비행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낮은 고도에서 운용하는 헬리콥터 역시 비행기다. 헬리콥터가 비행기라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 싶다. 비행기라는 단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늘을 나는 기계니까 말이다.

비행기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공기보다 무겁고 동력에 의해서 구동되며 주어진 비행조건 하에서 정체된 외부의 기체역학적 반작용으로 주양력을 얻는 항공기

-'비행기' 정의, 항공용어 사전, 항공정보포탈시스템

 그리고 비행기는 날개의 유형에 따라 크게 고정익과 회전익으로 분류된다.

고정익, fixed wing

고정익을 한자로 풀이하면 고정되어 있는 날개라는 뜻이다. 즉, 고정익 항공기는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항공기를 뜻한다. 전투기나 민항기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항공기의 사선으로 뻗어 있는 날개는 동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동체와 고정되어 있으며 항공기가 일정 속도 이상을 내게 되면 양력을 발생시켜 비행기를 뜨게 한다. 동체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공기의 흐름은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으로 나뉘어 지게 된다. 이때 날개의 윗면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공기압력이, 날개의 아랫면에는 상대적으로 큰 공기압력이 발생한다.

압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공기압력인 날개 아랫면이 윗면을 밀어주면서 양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양력의 발생은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다음에 시간을 내어 이 원리에 대해서도 한번 포스팅을 해보려 한다. 

회전익, rotary wing

회전익은 동체에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고정익과는 달리, 끊임없이 날개가 회전하며 양력을 발생시키는 항공기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헬리콥터가 회전익이다. 이러한 회전익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양력을 발생시키는 로터이다. 로터는 우리가 헬리콥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헬리콥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생각해보라. 동체 위에 쉼없이 돌아가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은가. 그 '무엇인가'가 바로 로터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헬리콥터 동체 위에 로터가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로터에 동체가 매달려 있는 것이다. 로터가 양력을 발생시키면서 동체를 띄우게 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회전익에는 고정익에는 없는 독특한 현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현상이 양력불균형과 원추현상이다. 양력불균형은 양력이 균질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현상이다. 정지해 있는 무풍 상태의 회전익에는 양력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지만 이동함으로써 벡터값이 발생하는 항공기의 경우 로터 블레이드가 360도로 회전을 하게 되면서 각 회전 지점마다 다른 속도를 띠게 된다. 가령 항공기가 정면으로 나아간다고 했을 때, 회전익의 전진 블레이드는 항공기의 속도와 블레이드의 속도가 더해진 속도가 되며, 퇴진 블레이드는 그 반대로 블레이드의 속도에 항공기의 속도를 뺀 속도가 된다. 이러한 속도의 차이는 곧 양력 차이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곧 양력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특성은 원추 현상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항공기 위에 로터 블레이드가 있는 모습이지만, 기능적으로는 로터 블레이드 아래에 항공기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동체의 무게가 과도하거나, 동력 사용이 급격하게 이뤄지면 항공기의 로터 블레이드가 휘어지는 원추 현상이 심해지게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정익과 회전익, 무엇이 더 좋을까?

그렇다면, 고정익과 회전익 중에 어떤 것이 더 유용할까? 정답은 '둘다'이다. 둘 모두 각자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회전익의 경우 양력불균형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행 속도에 제한이 있으며, 고정익에 비해 느린 속도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반면 회전익은 로터 블레이드를 통해 양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수직 이착륙, 제자리비행, 전·후·좌·우 비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회전익은 도심지역 및 산악지형에서 인명구조 및 수색정찰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협곡 지역에서는 관광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고정익은 회전익이 갖고 있는 특성은 없지만 속도가 빠르다는 최고의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동체 역시 안정적으로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 운용할 수 있으며, 대류권 이상에서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승객과 화물을 빠른 속도로 운송할 수 있다. 전투기의 경우 단순히 속도만으로 양력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제트 엔진을 통해 추력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일반 고정익 항공기 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제트기는 단연 군사적인 우위를 보장해주며 한 나라의 영공을 지키는 공군력의 척도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는 최첨단 항공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항공산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혜택은 수많은 사람들이 치른 노력과 생명의 댓가이다. 지금도 자신의 피와 땀을 항공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는 항공산업 종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누리는 편리함 역시 없었을 것이다. 고정익과 회전익. 모두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여 인류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언젠가 비행기 소리가 난다면 하늘을 올려다 보며, 저 하늘이 누군가에게는 꿈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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