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항공 이야기

원추현상이란?(원추현상의 정의, 과도한 원추현상의 원인)

by hehesse 2022. 8. 16.
728x90
반응형

헬리콥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커다란 동체 위에 회전하는 로터 블레이드가 달려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헬리콥터의 항공역학을 공부하다보면 이 모양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동체 위에 로터 블레이드가 얹어져 있는 모양이 아니라, 로터 블레이드 아래에 동체가 매달려 있는 것이다.

 

하늘을 비행할 때 이 로터 블레이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회전 날개가 이 무거운 동체를 이끌고 비행한다. 그러는 가운데 생기는 현상이 있다. 바로 블레이드의 끝단이 위로 굽어지는 원추현상이 그것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사람을 생각해보자.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팔은 더 많은 힘을 받아 휘어질 것이다. 로터 블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이륙하고, 비행하고, 착륙하기까지, 이 얄따란 블레이드는 무거운 동체를 끌어 올리고 있다.

 


 

원추현상이란?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우는 원추세포를 기억하는가? 원추세포(cone cell)는 그 모양에서 이름을 따왔다. 원추란, 원뿔의 한자어로 밑면을 원으로 하는 고깔 모양의 입체도형을 의미한다. 다음의 모양이 원추다.

 

그림 1

이 모양을 뒤집어 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모양이 나오겠다.

 

그림 2

이 모양을 조금 눌러주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그림 3

 

이것은 마치, 동체를 끌어올리는 로터 블레이드의 모습과 같다. 헬리콥터가 하늘에 뜨기 위해 블레이드의 붙임각을 증가시키면 원심력과 양력이 모두 증가하며 원추각을 형성하게 된다. 그 모습은 마치 원뿔을 뒤엎어놓은 것과 같다고 해서 원추현상이라고 한 것이다. 

 

앞의 <그림 3>은 다소 과장이 되었지만,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 하늘로 떠오르는 헬리콥터의 블레이드는 이런 식으로 원추 모양을 하고 있다. 다음의 그림을 살펴보자.

 

 

회전하며 생기는 원심력(Centrifugal force)과, 지구의 중력방향과 반대로 형성된 양력(Lift)의 벡터합으로써 항공기의 로터 블레이드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사선으로 휘어지게 된다.

 

 

그리고 블레이드의 끝단을 회전면(Rotordisc area)라고 한다. 원추현상이 과도해진다면 회전면이 감소하게 되어 양력이 감소하고, 로터의 구조적 문제를 일으키는 응력을 발생시켜 항공기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원추현상은 어떤 경우에 더 심해질까?

  

과도한 원추현상의 원인

 

원추현상이 과도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항공기의 무게에 있다. 항공기의 무게가 '실제로' 증가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거워지는 효과때문에 원추현상이 심해진다. 다음은 과도한 원추현상의 원인 4가지이다.

 

1. 로터 블레이드의 분당 회전수가 적을 때
2. 높은 총무게(중량)로 운용시
3. 난기류 속을 비행 중일 경우
4. 과도한 하중계수를 초래하는 급강하, 급선회시

 

각각의 항목을 살펴보자.

 

1. 로터 블레이드의 분당 회전수(RPM)이 적을 때

RPM이 작아졌다는 것은 회전력이 낮아졌다는 것이고, 이는 곧 양력(항공기를 들어올리는 힘)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항공기의 무게는 변함이 없겠지만, 로터에 작용하는 부하는 증가하여, 항공기를 끌어내리려는 힘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 그렇게 되면 원추현상은 심해진다.

 

2. 높은 총무게(중량)로 운용시

항공기의 무게 자체가 증가하게 되면 로터에 부과되는 하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항공기를 아래로 잡아 끄는 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원추현상은 심해진다.

 

3. 난기류 속을 비행하는 경우

기류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조종사의 조작과는 별개로 상승, 하강 기류들을 통해 항공기의 무게가 메인로터에 대해, 상대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효과가 발휘된다. 메인로터에 가중되는 부하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과도한 원추현상이 발생한다.

 

4. 과도한 하중계수를 초래하는 급강하, 급선회시

하중계수란 항공기에 부과된 총 부하를 항공기의 중량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단위는 G(Gravity, 중력)를 쓴다. 즉 하중계수가 높다는 것은, 항공기에 부과된 총 부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하중계수는 선회중 항공기의 중량과 원심력의 합력에 의해 증가하게 된다.

 


2006년 5월 수면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Mi-14 한 대가 과도한 원추현상을 보이며 그대로 바다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 12명의 승무원들은 구조에 성공했지만, 조종사 한명은 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영상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원추현상이 극심해진 탓에 항공기는 급격하게 추락했으며, 바다 수면에 부딪히는 즉시 로터가 감당하는 부하가 순간적으로 줄어들어 로터 블레이드의 원추각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은 그 영상이다.

 


항공기는 양력에 의해서 비행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양력이 줄어들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양력을 줄어들게 하는 변수들은 사방에 존재한다. 앞의 글에서 이야기했듯, 받음각이 일정 각도 이상 커지며 실속하는 경우도 있고, 엔진의 성능 이상으로 로터의 RPM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리고 오늘 알아본 것과 같이 원추현상이 과도해지면 회전면이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양력도 감소하여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고, 이런 안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도한 원추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살펴보면 3번 난기류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어느정도 대비할 수 있다. 비행전 점검을 통해 로터 RPM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자신이 조종하는 항공기의 무게 제한사항을 숙지하여 총중량이 과도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급선회 및 급조작을 회피하여 4번 항목도 대비할 수 있겠다.

 

살아 있는 조종사분들의 안전비행을 늘 기원하며,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추모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