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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이야기

산정착륙의 어려움

by he_hesse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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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관님과 함께 비행을 했다. 산정 이착륙을 포함한 비행이었다. 이 교관님과 비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특이하게도 이분과 비행이 편성되면 날씨가 궂어졌다. 점검을 마치고 조종석까지 오른 적이 있었지만, 영락없이 기상은 악화되었다. 비행은 늘 취소였다.

 

오늘 드디어 우리는 함께 비행을 했다. 산정 이착륙에 관해 몇 가지 생각이 남아 글을 남긴다.

 


 

산정착륙의 어려움(기류경계선, 깊은각 접근, 유효전이양력 상실, 기수들림)

 

항공기가 산정에 접근할 때, 기체는 덜덜덜 떨린다. 기류경계선에 의해 바람의 방향이 불안정해지고 유효전이양력이 상실하기 때문이다.

 

산정착륙 시 하강기류에 관한 내용. 산정 접근시 바람이 세면 셀수록 더 깊게 접근해야 한다. (The greater the winds, the steeper the apporach), 사진출처: dynamicflight(클릭시 이동)

 

기류경계선은 다음과 같다. 바람이 산을 강타할 때 난기류가 형성되며, 일정 부분은 상승하고, 일정 부분은 하강하며 와류를 형성한다. 이때 방향이 바뀌는 경계선을 기류경계선이라고 하는데, 바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기류경계선에 관해서는 예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다.() 산정 착륙 시 깊은각 접근을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짜기로 항공기를 끌어내리려는 바람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 이야기] - 비행을 하며 만난 몇 가지의 생각들-

 

비행을 하며 만난 몇 가지의 생각들-

얼마전, 진해에 다녀온 이후에 글을 하나 썼다. 다음의 글이다. [항공 이야기] - 비행을 하며 만난 몇 가지의 풍경들 - 비행을 하며 만난 몇 가지의 풍경들 - 오늘 장거리 비행을 다녀왔다. 한반도

elrelojsintiempo.tistory.com

<비행을 하며 만난 몇 가지 생각들-> 2020. 5. 2. / 4. 16 비행에 관해 쓴 글


 

유효전이양력은 전진비행시 유효전이속도 이상의 속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블레이드에 유입하는 공기의 흐름이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흘러 내려가기 때문에, 유도기류의 감소로 인한 블레이드의 영각이 증가하여 양력이 효율적으로 증대되는 것.

 

전진비행시 로터 블레이드에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 유도기류가 수평으로 전환되며 항공기의 진행방향, 반대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자료출처: ierwtraining(클릭시 이동)

 

착륙하는 과정에서 속도는 줄어들고, 유효전이양력의 효과를 받는 시기가 끝나면 헬기는 다시 와류의 영향권으로 접어든다. 기축은 흔들리고 기수는 들려진다. 이때 콜렉티브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자세를 유지한 채 패드에 착륙해야 한다.

 


 

그리하여 필요한 두 가지의 상반된 조작

받쳐주기, 숨죽이기

 

기류경계선의 아랫부분에 항공기가 위치하면 고도는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정한 기류경계선을 피하기 위해 깊은각으로 접근해야 하며, 고도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줘야 한다. 접근을 하기 위해 고도를 낮춰야 하지만, ‘고도가 낮아지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 계속 고도가 낮아지면(고도가 낮아지는 상태가 증가하면) 항공기는 유동력침하에 빠질 수 있다.

 

유효전이양력의 효과가 끝나면, 와류로 인해 항공기는 기수가 들려진다. 이때, 들려진 기수를 살포시 숙여주어야 한다. 고개를 들려고 하는 헬기의 숨을 죽여주며, 패드에 착륙할 때까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

 

그러므로, 콜렉티브로 받쳐주면서 고도가 너무 떨어지지 않게, 그러나 사이클릭으로 밀어주면서 항공기의 기수가 너무 들리지 않게, 두 가지의 상반된 조작을 해야 하는 것이다.

 


 

어디에 착륙을 할 때나 마찬가지겠지만, 산정으로의 착륙은 주변 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착륙 지점의 지면에 다다를수록 보다 수직으로 방향을 바꾼 유도기류에 의해 헬기는 외려 통통 튀는 풍선이라도 되는 듯, 착륙을 거부한다. 마치 땅이 밀어내는 듯 하다.

 

문득 헬리콥터에 관한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헬기는 날지 않는다. 다만, 너무 시끄럽고 못생겨서 지구가 내던져 버리는 것 뿐이다.(Helicopter can’t fly; they’re just so loud and ugly that the earth repels them)라는.

 

어쨌든 우리는, 우리를 마뜩지 않아하며 계속해서 밀어내는 지구에, 앉는다. 그렇게 여러 차례의 산정 이착륙을 하고 난 후, 비행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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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SJ 2021.04.30 15:39

    헬기 조작은 고려해야할게 상당히 많아서 어렵군요 몰랐던 과학상식도 설명해주셔서 여러모로 유익했습니다
    답글

  • 라우프 쭌 라우프 2021.05.02 18:17

    셍텍쥐베리의 야간비행이 문뜩 문뜩 떠오르네요. 이 글이 좀 더(?) 과학적 용어가 많이 쓰였지만요. 비행 중 실제 조종사의 머릿속에는 이러한 발생 상황들에 프로세스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답글

    • he_hesse 2021.05.02 21:27 신고

      방문, 댓글 감사합니다.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읽으셨군요. 저도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지금도 한번씩 꺼내어 보는 소설이지요.

      야간비행과 관련되어 몇 가지 글을 쓴 게 있습니다. 혹, 궁금해하실까 하여 남겨둡니다.
      https://elrelojsintiempo.tistory.com/262
      https://elrelojsintiempo.tistory.com/41

      예전에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도 있네요
      https://elrelojsintiempo.tistory.com/155

      좋은 하루 되세요~

  • 2021.05.09 21:4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한범수 2021.05.11 20:43

    흥미롭습니다. 헬기든 비행기든 그냥 조종대를 들어올리면 날아가고, 내리면 가라앉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군요! 영화에서 헬기 조종사들이 낑낑대며 지상과 접선하는 장면들, 지금 생각하니 꽤나 리얼한 실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답글